[단독] 한국GM 노조 "우리 車 사지 말라" 막장 투쟁

입력 2019-09-20 06:00   수정 2019-09-27 17:32

한국GM 노동조합이 자사 브랜드 차량 불매운동에 나선다. 한국GM이 미국에서 들여오는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을 사지 말자는 캠페인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노조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해 행위’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 등 주요 주주들이 5조원 가까운 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지 약 1년 만에 노조가 무리수를 던지면서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또 다른 빌미를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4일부터 자사의 신차 불매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국GM 노조가 말하는 신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다. 한국GM은 이들 모델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고,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더라도 한국GM의 매출과 수익에 도움을 준다”며 “노조가 제 발등을 찍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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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 자사車 불매운동 '자해행위'…한국GM 공장 폐쇄 빌미되나
"일감 줄인다" 본사 경고도 무시…"노조 무리수가 구조조정 부를 것"


한국GM 노동조합은 오는 24일부터 자사의 수입 모델 불매운동에 나서는 동시에 카허 카젬 사장 및 본사 파견 직원 퇴진운동도 시작한다. 파업도 이어간다. 노조는 20일과 24~27일 부분파업을 하겠다고 19일 발표했다. 오는 27일 이후에도 파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근무 중 언제든 파업할 수 있는 ‘파상파업권’을 노조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기본급을 지금보다 12만3526원(호봉 승급분 제외·5.7%) 올리고 통상임금의 250%(약 1023만원)를 성과급으로, 650만원을 격려금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경영 사정이 악화돼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한국GM 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 회사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고위 임원(줄리언 블리셋 해외사업 부문 사장)은 지난달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면 한국에서 생산할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 공장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블리셋 사장의 경고에도 전면파업을 강행했던 한국GM 노조가 자사 차량 불매운동까지 나서면서 본사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질 전망이다. GM과 산업은행은 지난해 신차 배정 등에 대해서는 계약을 했지만, 기존 물량 조정 및 국내 공장 일부 폐쇄 등에는 별도 합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M 본사가 기존 국내 물량을 해외 공장으로 옮기거나 국내 공장 한두 곳을 폐쇄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노조 파업이 계속되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물량 일부가 해외 공장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랙스는 한국GM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차종이다. 트랙스 물량이 해외로 넘어가면 부평2공장이나 창원공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GM 노조의 무리수가 결국 직원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병욱/장창민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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